MubCrazy2014. 1. 2. 23:58

중학교 때 유난히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또래들이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다 했다.

PC통신, 인터넷, PC게임, 온라인게임, 포토샾은 물론 AutoCAD 까지 할 수 있었다.


그러다 바람에 나라에 빠졌는데 칠지도가 갖고 싶었다.

돈 없고, 게임할 시간도 부족한 학생 때라 칠지도는 말 그대로 꿈의 아이템이였다.

우연히 PC통신 게시판에서 'PC방에서 바람의 나라를 했는데, 해킹당해 칠지도를 잃어버렸다'라는 내용의 글을 보게됐고,

그 뒤로 아무것도 모른채로 야후에 해킹이라고 검색을 했었다.


15살의 나이에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은 출처가 정확하지 않은 Hwp문서로 

리눅스 구조를 공부했었다. 커널이 뭔지.. 이게 내게 칠지도를 갖다줄 수 있는 것인가?!


리눅스를 깔아보지도 못한 채 글로만 리눅스를 읽었다.

당시에 리눅스 설치는 매우 어려웠다. 

우분투는 커녕 리눅스 설치 CD를 구하려면 서점에서 3~4만원 정도의 책을 구입했어야 했다. 

헌데 그마저도 설치가 쉽지 않았다.


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"C언어를 알아야 리눅스를 제대로 할 수 있고, 해킹을 제대로 할 수 있다"라는 인터넷 글을 보게된다.


허허 C언어는 무엇인가? 영어는 커녕 한국어도 잘 못하는데,

그러다 동네 형을 통해 C언어 뿐만 아니라 C++이라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.


뭔가 덧셈 다음엔 뺄샘을 배우듯 C -> C++ 이 순서대로 공부해야 하는 건가?


그러다 그 형에게 질문을 한다.

"형 전 C언어가 뭔지도 잘 모르는데 C+이나 C++을 해도 될까요?"

내가 SW에 대해 질문한 첫번째 멍청한 질문이었다.


뒤로 대학을 컴퓨터 교육과로 입학해서 Programming에 관심을 갖고,

교수님을 찾아간다.

"교수님, 전 C를 해야 하나요? 그 다음에는 C++과 JAVA중 뭘 해야하죠?"

두번째 멍청한 질문...


지금 내가 예전에 그랬던 것 처럼 수많은 대학생 및 SW Programmer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는다.

"C# or JAVA or C++"


이런 웃지 못할 상황은 왜 일어날까?

바로 C'언어'라는 표현 때문은 아닐까?


대게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언어를 마치 외국어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!!!

영어, 중국어, 불어, 독어, 일본어 뭐 이런것 처럼 말이다.

이 기세를 몰아 대한민국의 SW Programming 관련 기초서적은 모두 '언어'기반으로 나오게되니 당연한 결과이다.

나 조차 그렇게 생각했었고,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니 말이다.


그림에 비유해 Programming을 설명하자면, Language는 연필이고 붓이다.

그림을 잘 그리느냐 못그리느냐의 차이는 화가(프로그래머)에 의존하는 것이지 연필이나 붓과는 큰 관련이 없다.

막상 어떤 언어를 선택하는냐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.

(사실 그림보다는 문학작품이 더 적절한 비유 대상이다.)


연필로 캐리커쳐 잘 그리는 화가가 매직으로 못그릴리가 없다.

다만 동양화를 그리는데 포스터용 붓을 준다면 그리기 힘들 것이다. 

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란 그런 것이다. 웹을 C로 짤 수 없는 것 처럼...


화가가 되려면 그림연습을 해야지, 연필을 잘 깍는다고, 팔레트에 색을 잘 섞는다고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게 아니듯,

프로그래머가 되려면 프로그래밍을 해야지 

언어 사용법이 전부인, 그 조차 if문과 for문에 대해서 절반이상 다룬 책을 공부한다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게 아니다.


어떤 언어를 선택하는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,

뭐라도 하나 선택해서 머리속에 그것을 모니터 위로, 스마트폰 위로 끄집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.

마치 거진 모든 C언어 책에서 "Hello World"를 첫 예제로 하듯이 말이다.







Posted by 슈퍼 점프